음력 1월 15일
오늘은 정월대보름이다. 설날 이후 처음 맞는 보름날로 상원, 혹은 오기일(烏忌日)이라고 한다. 어찌보면 조상들은 설날보다 더 성대하게 지냈던 명절로, 보통 그 전날인 14일부터 행하는 여러가지 풍속들이 있다. 이 날에는 부럼, 오곡밥, 약밥, 귀밝이술, 김과 취나물 같은 묵은 나물 및 제철 생선 등을 먹으며 한 해의 건강과 소원을 빈다. 예로부터 정월 대보름에는 한 해의 계획을 세웠는데, 이 과정에서 한 해의 운수를 점치기도 하였다. (출처: 나무위키)
어릴 때부터 정월대보름이면 오곡밥이야 가끔 챙겨먹었던 것 같지만 부럼만은 꼭! 깨던 집 출신이라 나의 가정에서도 이 풍습을 이어가고 싶었다. 안좋은 미신도 아니고 건강하고 행운 가득한 한 해를 기원하는 풍습이니 이벤트성으로 가족끼리 친목질하기 좋잖아요?
귀밝이술?
그런데 삼십여년 인생에서 정월대보름 관련해 처음 알게된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귀밝이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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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밝이술(이명주): 이른 아침에 부럼을 깨는 것과 동시에 찬 술을 마시는 관습. 이름처럼 귀가 밝아지고 귓병을 막아주며 1년간 좋은 소식만을 듣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주기 위한 술이다. 술이긴 하지만 아이들에게도 주기도 한다.
그 어느 해보다도 좋은 소식이 듣고 싶은 올해가 아닌가. 아마도 정월대보름 풍습을 챙기던게 주로 어릴때이기도 하고 술이다보니 출근길에 주기 뭣해서 그동안은 안주셨던거 같기도...! 하지만 이번 정월대보름은 주말인만큼 제대로 즐겨보고 싶었다. 귀밝이술은 주로 청주를 마신다고 한다. (사실 청하를 샀어도 될 것 같긴 한데...) 마켓컬리에서 마침 정월대보름 기획전을 하길래 부럼과 귀밝이술 그리고 오곡밥 재료를 사봤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눈 뜨자마자 부럼을 깨고, 귀밝이술도 한 잔씩 나누어 마셨다.
부럼
마켓컬리 발 소원을 말해봐 부럼. 집 앞에 큰 시장이 있어 전날 부럼 시세를 조사했는데 호두 한 봉지 3천 원, 껍질 안 깐 땅콩 한 봉지 3천 원 정도로 형성되어 있더라. 근데 나 땅콩이랑 호두 별로... 그러던 중 컬리에 피스타치오가 든 부럼 세트가 있길래 이거다 싶어 사봤다. 생각보다 사이즈가 창렬하긴 했지만... 나름 괜춘한듯...? 내년에도 이거 살거니? 하면 글쎄?
처음으로 지어본 오곡밥
오곡밥도 처음으로 지어봤다. 나름 솥밥으로 시도했는데... 잘은 몰라도 불려서 해야한다는 말이 많길래 하룻밤 오곡쌀을 불려 밥을 지었다. 물을 적게 해야한다는 건 사실 몰랐지만 어쩌다보니 물을 적게 맞춰서 나름 먹을만한 찰밥이 되었다. 설날에 어머님이 주신 나물이랑 전날 우리집 아저씨가 친구들이랑 먹고 남은 것 싸온.. 해물로 볶음을 만들어 곁들였다.
정월 대보름이라고 부럼을 까고 오곡밥을 만들어 먹고 귀밝이술을 마시는 문화가 미신이라면 미신이겠지만. 우리 가족 모두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귀엽게 몸에 좋은 것을 나눠먹는 문화는 이벤트로 이어가도 좋을 것 같다. 우리 가정에서는 오래도록 이어갈 예정이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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